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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테크

슬로우 테크와 환경 보호: 기기 교체 주기 줄이기의 가치

1. 지속 가능한 기술 사용의 첫걸음, ‘기기 교체 주기’의 재고

 

우리는 평균적으로 스마트폰을 2-3년에 한 번씩, 노트북은 4-5년에 한 번씩 교체한다. 하지만 이런 잦은 기술 기기 교체는 환경에 막대한 부담을 준다. 전자제품을 생산할 때는 막대한 양의 자원과 에너지가 소비되고, 폐기 시에는 중금속과 플라스틱이 자연에 그대로 남게 된다. 슬로우 테크는 기술을 아예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추구한다. 그 첫걸음이 바로 기기 교체 주기를 재고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 주기를 연장하는 것만으로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1년만 더 사용해도 생산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약 60kg을 줄일 수 있다. ‘더 자주, 더 새롭게’가 아니라 ‘더 오래, 더 현명하게’ 사용하는 기술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슬로우 테크의 핵심이다.

 

 

2. 기기 수명 늘리기, 사용자에게 달렸다

 

슬로우 테크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기를 오래 쓰는 것만이 아니라, 그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습관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로는 배터리 충전 습관 개선, 주기적인 시스템 정리, 케이스와 보호 필름을 통한 외부 손상 방지, 그리고 가능한 한 직접 수리하거나 수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문화가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 운동은 슬로우 테크와 완전히 맞닿아 있다.

한편, 애플이나 삼성과 같은 대형 기업들도 최근에는 자사 제품의 자가 수리 키트 제공이나 수명 연장을 위한 업데이트 등을 도입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들이 단순 소비자가 아닌 기술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의 위치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기 하나를 조금 더 오래 쓰는 작은 선택이, 환경 보호라는 거대한 움직임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슬로우 테크와 환경 보호

3. 자원 고갈과 전자 폐기물의 문제, 느린 소비로 대응하기

 

기술 기기에는 희귀한 자원들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는 코발트, 리튬, 텅스텐, 니켈 등 다수의 희귀 금속이 포함되어 있다. 이 자원들은 채굴 과정에서 지구 환경을 파괴하거나 노동 착취 문제를 야기하며, 폐기물로 방치되었을 때도 오염물질로 이어진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천만 톤에 달하는 전자폐기물이 발생하며, 그중 재활용되는 비율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슬로우 테크는 이러한 상황에 맞서 ‘느린 소비’를 유도하는 철학이다. 새 기기를 살 때마다 ‘필요한가, 아니면 단지 원하고 있는가’를 묻는 질문은 슬로우 테크의 핵심이다. 또한 중고 기기를 활용하거나, 인증받은 리퍼비시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기능을 요구받지만, 실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존 기기 성능만으로도 충분히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4. 기술을 오래 쓰는 삶, 그 자체가 환경 운동이다

 

기술의 발전은 계속되겠지만, 그 발전이 지속 가능성을 파괴한다면 우리는 결국 미래를 잃게 된다. 슬로우 테크는 기술을 적게 쓰자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의식적으로 기술을 선택하자는 제안이다. 스마트폰을 5년 이상 쓰는 사람, 노트북을 수리해가며 쓰는 사람, 최신 트렌드보다 내 삶의 리듬에 맞는 기술을 고수하는 사람은 모두 ‘기술을 통한 환경 운동가’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변화는 거창한 캠페인보다 개인적인 선택의 연속으로부터 시작된다. 오늘 우리가 선택하는 기술 사용 방식이 지구의 내일을 결정한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느리게 가는 것이 멀리 가는 길’이라는 말처럼, 기술도 삶도 서두르지 않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는 것이 가장 강력한 실천이 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기기를 조금 더 오래 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